프라하 올드타운에서 만난 중세 유럽의 감성, 천문시계와 유대인지구 탐방, 그리고 한식의 감동까지!
프라하에서 중세 유럽의 감성을 제대로 느낀 하루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올드타운(구시가지), 천문시계, 그리고 유대인 지구를 중심으로 프라하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경험했습니다.
프라하 올드타운(Staré Město)은 프라하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으로, 마치 중세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구시가지 광장은 활기찬 거리 음악과 버스킹, 여행자들로 가득해 프라하의 심장부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광장 한복판에서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젊은 여행객들을 보며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천문시계 쇼를 기다리는 동안 광장은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했고, 주변 카페와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더해져 프라하의 매력을 배가시켰습니다.
틴 성당(Church of Our Lady before Týn)은 두 개의 이국적인 첨탑으로 유명합니다. 호텔에서 천문시계 방향으로 갈 때마다 틴 성당 앞을 지나쳤는데, 검게 변색된 외관과 고딕 양식의 분위기가 어딘지 모르게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14세기에 지어진 고딕 양식의 성당이지만, 이후 여러 시대를 거치며 바로크와 르네상스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건축 양식을 자랑했습니다. 검게 변색된 외관은 건축 재료인 사암이 시간이 지나며 공기 중 이산화황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변한 것으로, 전쟁과 화재의 흔적이 남아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호텔에서 천문시계 쪽으로 갈 때 틴성당 앞을 매번 지나치게 되는데, 컬러 때문인지 약간 무서웠습니다.
구시청사 천문시계(Astronomical Clock, Orloj)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시계로, 매시 정각마다 인형들이 움직이며 쇼를 펼쳤습니다. 좋은 자리를 위해 정각 전에 도착하는 것이 필수였으며, 전망대에서는 프라하 시내 전경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줄 모르고 좁고 가파른 계단을 걸어 올라갔지만, 해 질 녘에 내려다본 프라하의 노을과 야경은 그 모든 피로를 잊게 해 주었습니다. 유럽의 전망대에 오를 때마다 항상 궁금했습니다. '왜 유럽의 지붕들은 모두 붉은색일까?'라는 질문을 늘 떠올리곤 했는데, 이번 프라하 여행에서 그 답을 알게 되었습니다. 프라하의 붉은 지붕들은 테라코타 기와를 사용해 내구성과 방수 효과가 뛰어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화철 성분이 증가해 더욱 붉은빛을 띠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부 도시는 도시 미관을 위해 빨간 지붕 사용을 의무화하기도 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유대인 지구(Josefov)는 유럽 유대인의 역사와 삶이 고스란히 담긴 곳으로, 특히 구 유대인 묘지(Old Jewish Cemetery)는 최대 12층까지 묘비가 겹겹이 쌓여 있는 독특한 형태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대교 전통상 시신을 이장하지 않아 공간 부족으로 같은 장소에 무덤을 계속 만들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이곳에는 약 1만 2천 개의 묘비가 남아 있으며 실제로는 약 10만 명 이상이 묻혀 있다고 합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을 거닐며 '쉰들러 리스트'의 장면이 떠올라 숙연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유대인 지구의 입장료는 개별 입장이 불가능하고 여러 장소가 포함된 묶음 티켓만 판매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이틀간 유효해 하루에 다 보지 못하면 다음 날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일정이 짧다면 100% 활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 방문 계획을 잘 세워야 합니다.
프라하에서의 저녁, 오랫동안 기다려온 한식을 드디어 만났습니다. 여행 중반을 넘어가면서 점점 더 간절해지는 한식의 맛. 이제는 정말 한식을 먹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간절하던 차에, 프라하의 한식당 ‘밥(BAB)’을 찾았습니다. 저녁 8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앞에는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더욱 놀라웠던 점은 한국인 손님보다 외국인 손님이 더 많았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지에서도 인정받는 한식당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우리는 체코 맥주로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여행 중 맛보는 체코 맥주는 언제나 기본이자 최고의 선택이었죠. 바삭하게 튀겨진 치킨은 양념이 완벽하게 배어 있어 첫 입부터 감탄을 자아냈고, 매콤한 제육볶음은 한국에서 먹던 바로 그 맛 그대로였습니다. 김치전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해, ‘이게 바로 김치전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습니다.
해외의 한식당은 현지화된 맛으로 아쉬움을 남기는 경우가 많지만, 프라하의 ‘밥’은 한국에서 먹는 맛 그대로여서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프라하에 다시 오면 꼭 이곳을 다시 찾자!”라는 다짐을 하며 저녁을 마무리했습니다. 든든하게 저녁을 먹은 후, 프라하의 야경을 감상하며 산책을 즐겼습니다. 조명이 비추는 석조건물과 웅장한 건축물들은 황홀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프라하의 밤을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말이 끄는 마차였습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우아하게 거리를 지나가는 마차는 로맨틱한 프라하의 밤을 한층 더 낭만적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오늘의 프라하는 단순히 예쁜 도시를 넘어 깊은 역사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내일은 카를교와 프라하 성 투어가 기다리고 있어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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