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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비엔나 감성 여행 – 카페, 미술관, 그리고 밤의 축제

by wander-nomad 2025. 2. 5.

중년 자매의 동유럽 스마트 여행, 오늘은 비엔나에서의 감성을 가득 채운 하루!

비엔나에서 맞이한 아침은 고요하고 평화로웠습니다. 전날 밤의 화려하고 북적이던 거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 호텔 창가에 앉아 커피 한 잔과 함께 시작한 여유로운 아침은 비엔나 여행의 완벽한 시작이었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아침 햇살이 만들어내는 그림 같은 풍경은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았습니다.

아침 조식으로는 갓 구운 바삭한 크루아상과 풍미 가득한 베이글, 신선한 제철 과일이 듬뿍 담긴 과일 샐러드, 단백질이 가득한 계란 요리와 베이컨, 그리고 진한 오스트리아식 커피를 즐겼습니다. 비엔나의 카페 문화는 조식부터 남다른 품격을 자랑합니다.

조식을 마친 후, 어젯밤 화려했던 호텔 주변을 다시 걸으며 빈 도심의 아침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사람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모습은 마치 도시가 천천히 깨어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길을 걷다 보니, 그 유명한 자허 카페(Café Sacher)가 숙소에서 불과 도보 3분 거리에 있었습니다. 예약 없이는 방문이 어렵다고 했지만, 아침 일찍이라 자리가 있었습니다. 커피를 마신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자허토르테(Sachertorte)를 맛보고자 자리를 잡았습니다. 진한 초콜릿과 살구잼의 조화가 인상적이었고, 이것은 멜랑지 커피 비엔나 커피비엔나커피와도 완벽하게 어울렸습니다. 카페 내부는 화려한 샹들리에, 붉은 벨벳 소파, 금장 테두리 그림으로 꾸며져 있어 마치 비엔나 귀족의 응접실에 앉아 디저트를 즐기는 기분이었어요. 진한 초콜릿 케이크를 한 입 베어 물며, 가족이 떠올라 미소가 지어졌어요. 😊

 비엔나 여행 꿀팁: 💡 자허 카페는 사전 예약이 필수지만, 아침 일찍 방문하면 대기 없이 입장할 수 있어요. 비엔나 여행을 준비한다면 비엔나 카페 추천, 자허토르테 맛집 등을 꼭 검색해 보세요.

 

자허 카페를 나서니 바로 앞에 빈 국립 오페라 극장(Wiener Staatsoper)이 눈에 들어왔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여름(7~8월)은 비시즌이라 정규 오페라와 발레 공연이 없어요. 제가 도착한 날이 시즌 마지막 날이었기에,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관객들을 보는 즐거움이라도 느낄 수 있었어요. 드레스와 슈트를 차려입은 선남선녀들이 극장 주위를 가득 메운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고, 밤 10시가 넘어서도 활기찬 비엔나의 도시 풍경은 정말 인상적이죠. 빈 국립 오페라 극장 공연을 보고자 한다면 공연 시즌(9월~6월)에 방문하는 것이 필수이며, 사전 예약은 반드시 필요해요. 비시즌에도 내부 투어가 가능하다 하니, 시간 여유가 있다면 극장 내부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희는 다음 비엔나 방문 때 꼭 공연을 관람하리라 다짐했어요.

오페라 극장에서 약 15분 정도 걸으니,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로크 성당으로 알려진 카를 성당(Karlskirche)이 보였어요. 신성 로마 제국 황제 카를 6세가 흑사병 종식을 기원하며 건립한 이 성당은 화려한 외관과 내부로 유명합니다. 특히 요한 미하엘 로트마이어(Johann Michael Rottmayr)가 그린 천장화는 압도적이었어요. 카를 성당은 엘리베이터 전망대가 있어 비엔나 시내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다른 성당 전망대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하니까요. 다리 불편하신 어른과 함께 하는 여행일 경우는 필수코스예요. 여름철 에어컨이 없어 다소 더울 수 있으니, 빠르게 전망대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카를 성당의 클래식 공연과 야경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일정상 관람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어요. 다음을 기약하며 성당 내부에서 초를 봉헌하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성당을 나섰어요.

 

점심은 '나슈마르크트(Naschmarkt)'에서 해결하기로 했어요. 이곳은 비엔나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으로, 16세기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해요. 나슈마르크트로 가는 길에 NORDSEE라는 해산물 전문점을 발견해 랍스터 한쪽과 감자튀김을 주문했지만 양에 비해 가격이 비싸 다소 아쉬웠습니다. 이곳은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을게요.  나슈마르크트에 도착하자 다양한 치즈, 소시지, 과일 등 다채로운 식재료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어요. 더운 날씨 탓에 오래 머무르지는 못했지만, 호텔에서 와인과 함께 즐길 양젖 치즈 한쪽을 구매했어요. 향이 강하지만 신선한 맛이 일품이었고, 비엔나 여행의 색다른 미식 경험으로 남았어요.

 

 

점심식사 후에는 비엔나미술사 박물관으로 향했어요. 합스부르크왕가의 보물창고라고 하는 말이 실감 나는 곳이었어요.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 시대의 유물부터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회화, 그리고 오스트리아 예술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고,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 각 작품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고 흥미로워 작품 이해도와 몰입도를 한층 높여주었어요. 인상적인 작품 중 페터르 브뤼헐의 ‘바벨탑’, 카라바조의  ‘메두사’가 있었고 특히 구스타프 클림트의 '메인 계단홀 천장화'는 그의 시그니처인 화려한 색감과 황금빛 디테일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어요.  크기는 작지만 박물관 내부에서 찾는 재미가 있었어요. 천장을 올려다보며 감상하는 순간, 클림트의 감각적인 터치와 세련된 구성이 한눈에 들어와 마치 미술관 전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미술사 박물관 관람을 마친 후, 호텔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한 뒤 저녁 일정을 이어갔습니다.

빈 시청 앞 필름 페스티벌
빈 시청 앞 필름 페스티벌

 

오늘 저녁은 원래 예약했던 바로크 실내악 콘서트가 공연장 시스템 문제로 취소되어 아쉬웠어요. 😢  그래서 대신 방문한 곳은 빈 시청 앞 필름 페스티벌이에요. 비엔나 시청 앞 광장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고, 클래식 공연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는 다양한 세계 음식 포장마차가 운영되고 있어 맛있는 음식을 골라먹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늦은 밤, 비엔나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야외에서 클래식 공연과 함께 맥주 한 잔을 즐기는 순간은 정말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